1집 ‘전제덕’ 전제덕 / 2004. 10. 26

TRACKLIST

1. 우리 젊은 날 (Intro)
2. 우리 젊은 날
3. 여름이 지나간 자리
4. 바람
5. 시들은 꽃
6. 가을빛 저무는 날 (feat. BMK)
7. 추억
8. 나의 하모니카
9. 혼자 걷는 길
10. 편지
11. 허풍 같은 사랑 이야기
12. 나의 하모니카 (Voc.)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이 2004년에 발표한 첫 연주 음반이다. 전제덕은 이 음반으로 한국 대중음악계에 혜성처럼 떠올랐으며, 한국에서 하모니카의 지위를 단순 소품악기에서 주류 솔로 악기로 끌어올렸다. 이 음반은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한국 연주 음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듬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부문을 수상했다.

대부분 창작곡으로 채워진 이 음반은 사실상 국내 최초의 하모니카 연주 음반이다. 전제덕은 이 음반에서 팝과 라틴, 발라드, 재즈를 가로지르며 놀라운 감수성과 화려한 테크닉으로 하모니카라는 악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 있다.

데뷔 음반에서 보여주는 그의 음악적 성과는 일반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어느 외국 음반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탄탄한 곡 구성과 세련된 편곡, 그리고 한국 최고의 재즈 뮤지션들이 들려주는 수준 높은 연주는 이 음반을 단순한 하모니카 연주음반에 머물게 하지 않고, 한국 대중음악사에 중요한 텍스트로 기록되길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전제덕은 통념을 깨고, 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연주를 통해 하모니카가 어떤 관악기보다도 뛰어난 솔로 악기임을 증명해내고 있다.

전제덕이 하모니카에 입문한 것은 지난 1996년 세계적 하모니카 연주자 ‘투츠 틸레망(Toots thielemans)’의 연주를 우연히 라디오방송을 통해 듣고 나서부터다. 투츠 틸레망은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 재즈하모니카 연주자. 투츠의 연주에 깊은 감동을 받은 전제덕은 그의 음반을 모두 섭렵, 독학으로 재즈하모니카를 터득했다.

스승과 악보도 없이, 오로지 청음만으로 이뤄낸 그의 음악적 실력은 동료 재즈 뮤지션들에게도 놀라움의 대상이 될 만큼 뛰어나다. 이 음반에서도 그의 비범한 음악적 감각이 곳곳에서 도드라지고 있다. 펑크(‘우리 젊은 날’) 라틴(‘바람’) 레게(‘나의 하모니카’) 등 리듬감 넘치는 곡에서는 약동하는 그루브를 자유자재로 교직해내고 있으며, 서정적 발라드(‘여름이 지나간 자리’ ‘편지’)에선 더 없이 아름답고 섬세한 하모니카 터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제덕 본인이 직접 작곡한 타이틀곡 ‘바람’은 전제덕 하모니카의 모든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명곡이다. 5분33초동안 몰아치듯 터져 나오는 격정적인 하모니카 속주는 듣는 이로 하여금 “이것이 정말 하모니카 연주인가?”하는 탄성을 터뜨리게 한다. 리메이크 된 ‘시들은 꽃’ ‘편지’도 원곡보다 훨씬 깊은 서정의 세계로 이끈다. 전제덕의 하모니카로 들려주는 ‘시들은 꽃’은 처연하며 ‘편지’는 숙연하다.

‘나의 하모니카’는 연주 버전과 보컬 버전이 다른 편곡으로 실려있어 이채를 띄고 있다. 보컬버전은 전제덕 본인의 목소리로 노래를 들려주고 있어, 하모니카 못지않은 그의 노래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음반 프로듀싱은 미국 유학파 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이 맡았다. 연주엔 한국의 정상급 재즈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민경인, 임미정, 곽윤찬 등 내노라 하는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모두 동원됐고, 한국 펑키 베이스의 1인자 서영도가 거의 전곡을 맡아 연주했다. 전제덕과 오랜 음악적 동료였던 소울 보컬 BMK는 ‘가을 빛 저무는 날’에 보컬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재즈 보컬 말로는 짧은 스캣(‘허풍 같은 사랑 이야기’)을 깜짝 선물했다. 12인조 소울 밴드 ‘커먼 그라운드’는 ‘나의 하모니카’ 혼섹션 편곡과 연주를 도왔다.